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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77등록일
2023-04-20
제4회 419 민주평화상 수상자 영화배우 안성기 수상 인사말
안녕하세요? 안성기입니다.
오늘 저를 이 영예롭고 뜻깊은 수상자의 자리로 불러주신 존경하는 김종섭 서울대총동창회장님과 김인규 문리대동창회장님, 류홍림 서울대총장님, 그리고 수상자로 자리를 함께 해주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님과 김정남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님, 제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시고 기꺼이 축하의 자리를 함께 해주신 신영균 회장님을 비롯해 행사를 주최하신 서울대 동문 여러분과 각계 귀빈 여러분께 무엇보다 먼저 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벅찬 감동을 느끼며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다섯 살부터 일생을 바친 직업이 영화배우입니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향한 민주화 운동의 토대가 되고 우리 대한민국 헌법정신의 근간이 된 4.19 혁명정신을 기리며 제정된 4.19민주평화상의 수상자로 저를 선정해 주신 데는 무엇보다 어려운 용단이 따랐을 것이란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영화배우라는 직업 활동보다 유니세프를 통해 국경을 초월해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생각하며 살아온 제 삶과 활동에 따뜻한 평가를 해주신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해도 영화와 관련된 많은 상은 받아보았지만 저에게 4.19 민주평화상은 과분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자랑스러움과 함께 한편은 송구스럽기도 한 특별한 상입니다. 그와 함께 저는 오늘 칠순을 넘어 선 지금도 실천하고 꼭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살아온 제 인생관에 대해 처음으로 밝혀드릴 용기를 냈습니다.
한마디로 저는, 영화배우를 떠나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 돌아가면 그저 평범한 대한민국의 토종 남자라는 의식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진실하고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수시로 자각하고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의 가까이 하나님이 지켜본다는 신앙 정신도 제 삶에서 용기와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유니세프 등 구호단체나 문화예술 사회단체 봉사활동도 언제나 저 자신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책무로 생각하였고, 보람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럼에도 한걸음 물러나 틈틈이 스스로를 바라 볼 때면 매사에 더 적극적이지 못한 것은 아닌지 부족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저는 이념이나 체제를 불문하고 우리 인간사회에서 이해관계의 충돌로 조직이나 계층 간의 불신, 갈등구조가 생겨나고 증오와 대립, 싸움이 일어나는 대표적인 요인이 힘을 ‘가진자와 못가진자’, ‘부자와 빈자’ 양 계층 간의 격차를 해소할 수 없는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는 말이 어떻습니까’ 라는 제자 자공의 말에 스승 공자께서는 ‘그 말도 괜찮은 말이지만 그보다 가난해도 즐거움을 잃지 않고 부유해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 못하다’는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힘 있는 사람이 힘이 없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존중하며, 부유한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가난한 소외계층을 위한 배려와 봉사, 나눔과 기부문화 등을 활성화하는 따뜻하고 예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면서 제가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던 시기에 건강에 문제가 생겨 한동안 투병 생활을 했습니다만 이제 다시 거의 건강을 회복하였습니다.
저에게 주신 이 큰 상은 새로운 꿈을 갖도록 기운을 안겨준 소중하고 영예로운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아 있는 제 삶에서 열정을 다해 저의 작은 힘이지만 우리 사회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 신명을 바치려는 희망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 번 우리 대한민국 민주화와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재 분들의 모임인 서울대 총동창회와 문리대 동창회에 깊은 고마움을 표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