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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외교 63-67) 419 민주 평화상 시상식서 쓴소리 "정치 불신 임계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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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0
“정치인 개개인에 대한 외면을 넘어서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불신이 임계점을 넘고 있습니다.”

반기문(사진)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은 19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제4회 ‘4·19 민주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해 작심하고 한국 정치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반 전 총장은 “지구촌 곳곳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심각하게 도전받고 그 정신이 훼손돼 가고 있다”며 치명적인 가짜뉴스의 양산 등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악성 요인이 넘쳐나고 있으며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단과 방법을 악용해 정치적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반민주적이고 몰가치적인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면서 “언필칭 국민통합을 내세웠지만, 파당적 당리당략이 독초(毒草)처럼 숨겨져 있다”고 했다. 민생을 챙기겠다고 말하지만, 포장만 화려할 뿐 진영논리와 포퓰리즘으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이어 “국민이 선택한 국가 리더십에 막말과 거친 언사로 타격을 가하고 나라의 국격을 낮추고 있다”면서 염치도 품격도 없고, 이런 상황에서 화합과 통합이 있을 리 만무하다며 정치 발전은 연목구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차기 총선에 출마하는 국회의원을 ‘새 인물’로 바꿔야 한다는 교체론이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역 국회의원이 다시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30%대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그는 “유엔 사무총장 시절 책무를 수행하면서 분열과 정쟁이 어떻게 국가 발전에 위해를 가하고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지 생생하게 봐왔다”며 이러한 수치는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국민의 인내심이 임계점을 넘고 있다는 국민적 의사 표현이라고 했다.

반 전 총장은 특히 “정치적인 사리사욕을 챙기려는 생각을 버리고 국리민복을 실천함으로써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는 데 진력해야 한다”며 “이것이 4·19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국민보다 앞서 걱정하고, 국민보다 나중에 기뻐한다는 ‘선천하지우이우(先天下之憂而憂) 후천하지락이락(後天下之樂而樂)’을 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4·19 민주혁명의 정신으로 돌아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더 높이고 인권 정의 정신을 구현하는데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 사태를 보면서 6·25 전쟁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저의 모습이 자주 떠오른다”면서 “너무도 어렵고 힘들었던 그 시절 한국의 많은 어린이가 유엔이 보내준 분유 등으로 영양을 공급받았다. 그 우유를 먹고 자란 제가 유엔사무총장이 됐다는 이야기를 유엔에서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반 전 총장은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우리나라가 성장했다. 전쟁의 폐허에서 개발도상국에 원조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그만큼 우리는 자부심과 함께 책무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4·19 민주평화상’은 서울대 문리대 총동창회가 ‘4·19 정신’을 계승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2020년 제정했으며, 민주주의 정착, 사회정의, 평화 구현에 기여한 사람을 선정해 매년 시상해왔다. 반 전 총장이 제1회 수상자이며 이날 제4회 수상자는 국민배우 안성기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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